"찬밥 더운밥 가릴때 아냐"…현대차, 中배터리 탑재 늘리는 이유

입력 2023-05-10 15:04   수정 2023-05-11 22:23


현대자동차그룹이 중국산 배터리 탑재를 늘리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요건을 충족하는 전기차 배터리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조달처 다변화를 통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달 출시한 코나의 두 번째 전기차 모델 '디 올 뉴 코나 일렉트릭'에 중국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

중국산이지만 리튬인산철(LFP)이 아니라 니켈·코발트·망간을 사용한 삼원계 리튬이온 배터리다. LFP 대비 비싸지만 밀도가 높아 주행거리를 더 늘릴 수 있다. 64.8kW 배터리로 국내에서 1회 완충시 주행거리 417km를 인증받았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상용차(포터EV, 봉고EV)에 이어 승용차에도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지난해 출시한 기아 신형 니로EV에 중국 CATL 배터리를 적용한 현대차그룹은 올해 제조 모델에도 CATL 배터리를 쓸 예정이다. 이미 중국산 배터리를 써왔던 기아 레이EV에는 CATL과 배터리팩 기술협력을 진행 중인 셀투펙(CTP·모듈 공정을 없앤 개선 모델) 제품 탑재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선 올해 포터EV, 니로EV, 봉고EV 등 현대차그룹 차량 14만대가량에 중국 CATL 배터리가 탑재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을 위해 지난해 11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쩡위친(曾毓群) CATL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만나 협력 강화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도 지난달 기자들과 만나 중국산 배터리 탑재 확대와 관련해 "지금 배터리 회사를 가릴 수 있는 상황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지역별 맞춤 배터리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다.

현대차그룹이 중국산 배터리 탑재를 늘리는 이유는 미국 IRA 이슈로 조달처 다변화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대차그룹은 IRA 보조금 요건을 갖춘 전기차 모델을 단 하나라도 확보하기 위해 제네시스 GV70 혼류생산까지 결정했지만 결국 보조금 모델에서 제외됐다.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은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서 생산하는데, SK온이 만드는 이 차의 배터리가 배터리셀 단계까지는 중국에서 만들고 이후 한국에서 후공정을 거쳐 GV70에 탑재해 IRA 핵심광물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

IRA 배터리 세부지침은 북미에서 최종생산한 전기차에 대해서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을 북미에서 생산하고, 배터리 핵심 광물의 40% 이상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추출·가공해야 한다.


현대차는 미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공장이 완공되는 2025년에 맞춰 차량을 생산하기 위해 SK온과 연산 40만대가량 탑재할 수 있는 분량의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지난달 발표했다. 추가로 LG에너지솔루션과도 북미 합작공장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미 현지에서 생산한 배터리의 경우 북미 시장에서 최대한 소화하고, 국내·중국·유럽 등의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는 중국산 배터리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오는 2030년까지 144만대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글로벌 생산량으로는 이 기간 전기차를 연간 364만대까지 늘려 전기차 생산 상위 3위 안에 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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